2013 ICA Global Research Conference 참가기 - 최은주

작성자 :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 박사과정 최은주 



2013 ICA Global Research Conference가 열리는 장소인 EUC(European University Cyprus)는

키프러스의 수도 니코시아에 있는 작은 대학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키프러스인지라 


2013 컨퍼런스의 주제어인 “경제위기와 이후 협동조합의 역할(Cooperatives during Crisis and Post-Crisis)”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고, 


여는 말이나 기조연설에서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협동조합이 할 수 있는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컨퍼런스 첫날 첫 번째 세션에서의 발표인지라

아침 일찍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을 지긋이 다독거리며 행사장에 들어섰습니다.


 컨퍼런스 준비를 주관했던 EUC 교수 (Prof. Athanasios Hadjimanolis)의 인사말이 진행되는 동안 장내를 둘러보니 

참석자는 모두 150명 정도로 생각보다 작은 규모였습니다


한국인은 장승권교수님과 농협에서 파견되어 ICA 제네바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홍광석님이 전부였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이틀 동안 10개의 주제별로 나눠진 세션


(협동조합 발전, 협동조합 은행, 협동조합과 경제, 협동조합 마케팅과 경영, 협동조합의 가치, 


협동조합의 역사, 협동조합 경영과 지배구조, 협동조합법, 농협, 사회적기업가정신)


에서 8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저는 협동조합 발전(Cooperative Development) 세션에서 첫 번째 발표자로 연단에 섰습니다. 



제 발표가 끝난 후에 


좌장을 맡은 캐나다의 해몬드 교수(협동조합 간 협동을 통한 발전 사례)와 


미국의 테일러 박사(협동조합의 성과 측정 위한 연구공동체 조직), 


그리고 넴하드 교수(아메리카 원주민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에 협동조합이 미친 영향) 


세 분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긴장된 시간이 지나고 저녁에는 소박한 동네 식당에서 만찬을 즐겼답니다. 


모두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이었고 대부분 교수님들이었지만 원래 알고 있는 사이인 양

편안하게 얘기하다 보니 낯선 키프러스의 전통음식도 꿀맛이었지요.



둘째날에는 영국 Open university에서 협동조합연구소장을 맡고 계신 로저 스피어 교수님이 


‘기업가정신과 협동조합’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collective라는 개념을 기업가정신에 관여하는 


여러 당사자들이나 기업가적 프로세스를 통해 만들어지는 경제적 재화가 가지는 특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broader collective entrepreneurship이라는 용어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협동조합의 기업가정신에는 개인이나 조직, 네트워크 차원의 기업가(정신)뿐만 아니라 


시민 집단이나 다양한 협동조합의 collective entrepreneurship도 포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셋째 날은 니코시아에서 세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키프러스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나가


 참가자들이 함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산물 요리를 먹었습니다.






도착한 날 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한 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에도 


여행가방을 손수레에 잔뜩 실은 여행객들이 쉴새 없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보면서, 


지중해에 떠있는 아프로디테의 섬 키프러스가 수많은 유럽인들에게 좋은 휴양지로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키프러스는 가슴 아픈 역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터키의 남쪽, 레바논의 서쪽에 위치한 섬나라 키프러스는 제주도의 세 배 정도 되는 작은 섬이지만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로마, 비잔틴, 오스만, 영국 등 많은 나라들이 눈독을 들이고 지배했습니다. 


이런 외침의 역사를 보여주는 듯 수도 니코시아 중심부는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답니다.






1960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를 세웠지만 또다시 터키가 섬의 북부지역 37%를 무력으로 점령하면서


 지금 키프러스는 남북 분단의 아픔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분단국가라는 사실에 가슴이 울컥하여 분단의 현장을 찾아갔는데


 다행히도 38선과 같은 무시무시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유엔직원에게 북키프러스행 도장만 받으면 넘어갈 수 있었지만


 괜한 공포심에 사로잡혀 결국 분단선을 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답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시원시원하게 큰 나무. 


아름다운 자연과 순박하고 낙천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


키프러스에 하루 빨리 평화와 경제적 안정이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