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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_팀창업교육 - 성년의날 맞이 '마음에 꽃임' 프로젝트Program/Coopreneurship 2016. 8. 15. 17:29
2015년 사회적경제 영역의 많은 기관들은
협동조합적인 창업교육으로 핀랜드의 TA모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는 연수팀을 구성해서 핀랜드를 방문하기도 했었고,
성공회대에서는 TA모델에 기반한 팀창업수업이 개설되어 2학기 동안 수업이 진행했습니다.
쿠피협동조합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미 관련해서 포스팅도 했습니다.
2015_팀창업교육 - 협동조합 창업교육 모델 개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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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라곤대학과 함께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를 설립한 해피브릿지 역시
TA모델을 활용한 몬드라곤의 교육프로그램 MTA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올해 3월에는 중국 MTA 교육생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구요.
http://happybridge.tistory.com/132
올해 4월에는 몬드라곤대학을 방문에 한국 도입에 대한 실무적인 논의도 진행하였습니다.
http://happybridge.tistory.com/144
그리고 9월에는 MTA의 총책임자 Jose Mari Luzarraga가 한국을 방문해서
MTA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MTA korea 설립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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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쯤 되면 항상 나오는 질문이있습니다.
"TA모델이 좋은 것을 알겠는데, 과연 한국에도 적용가능할까?"
지금까지 TA를 적용해서 3학기를 진행해본 경험에 의하면
경영 교육측면에서는 확실히 의미가 있고 학생들에게 많이 도움이 된 것같습니다.
트레이닝 다이어리나 학생들의 최종 수업 평가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2학기를 진행했을 때 아쉬웠던 점은 눈에 띄게 소개할만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1학기라는 짧은 시간 안에 실제 수익이 나는 사업을 해보려니,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먹는 장사를 해보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물론 1~2학년 학생들에게는 그것만해도 큰 도전이고 좋은 경험이였지만,
수업을 진행하는 코치진에게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였습니다.
"학생들이 좀 더 색다르게 도전해볼 수는 없을까?"
하지만, 학생들에게 특정 사업 아이템을 강요할 수는 없었습니다.
교육의 기본 철학이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실행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던 와중에 3번째 학기에서는 발찍한 도전을 해본 팀이 등장했습니다.
팀 이름은 '성공하조'였으며,
이들이 진행한 프로젝트 이름은 <마음에 꽃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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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조' 역시 평범한 성공회대 학생들이 모인 팀입니다.
하지만, 매주 팀원이 바뀌는 수난을 겪으면서 팀분위기는 최악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팀원들이 빠져나가더니,
그 다음 주에는 갑자기 한 명이 수업에서 빠져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도 한 명이 또 수강철회를 해버렸습니다.
결국은 다른 팀에서 사람을 추가 영입해서 5명의 인원을 겨우 채울 수 있었습니다.
마치 낙오자들이 모인듯한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마음이 어려워지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더 이상의 이탈은 없었고, 새로 영입된 친구들이 잘 적응해주면서 팀이 되어갔습니다.
수업이 6주차에 접어들면서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 구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본인들 스스로 돈을 모아서 사업을 해봐야하기에 다들 신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성공하조의 첫 번째 아이디어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학우들에게 비누 꽃을 파는 것이였습니다.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에 맞춰 꽃을 팔고,
추가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플로로이드 사진도 찍어서, 기프티콘과 함께 보내주자.'
여차하면 대목에 맞춰서 홍대까지 가서 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사업계획을 발표하자 다른 친구들의 반응이 싸늘했습니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싼데?'
'굳이 더 비싼데 플라로이드까지 찍어야하는가?'
'기프티콘을 활용한다는데 그게 실용성이 과연 있을까?'
다른 팀 친구들의 의견은 굉장히 냉철했고, 어느 하나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완벽한 아이디어라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게 생겼습니다.
핵심 아이디어있던 패키지 판매가 부정적 반응을 얻으면서,
다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장소는 홍대까지 확대하지 말고 성공회대에서만 팔기로 했고,
이날 저날 다 팔기보다는 학생들이 수혜자인 '성년의 날'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옆에서 회의 내용을 조용히 듣고 있던 교수님께서는
'성공하조' 팀원들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습니다.
"학생들이 선물을 받는다면, 왜 선물을 살 사람은 반드시 학생이어야 되나요?"
학생들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에 당황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물건을 팔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에게 물건을 팔아요?"
"혹시 교수님한테 꽃을 파는 것이 가능할까요?"
오히려 교수님한테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교수님들한테 팔 수 있겠어요? 교수님들 일일히 찾아다니려면 힘들텐데..."
맨붕에 빠진 학생들에게 교수님은 또 다른 화두를 던집니다.
"학생들 입장에서 학교에서 선물을 받는다면 누구한테 받을 때 가장 좋을 것같아요?"
"학과 교수님들이야 자기 학과 학생들만 챙기겠지만, 전교생을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같은데..."
순간 학생들은 눈이 번쩍이게 됐습니다.
"총장님? 과연 총장님이 성년의 날이라고 꽃을 사서 학생들에게 나눠주실까요?"
교수님께서는 담담하게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뭐~ 그거에 여러분이 하기 나름이죠. 저도 그건 잘 모르죠"
"하지만, 성공회대에서도 10년 전 쯤에 총장님이 직접 꽃을 나눠준 적도 있어요"
화색이 돌기 시작한 학생들은 신나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총장님이 꽃을 사서 1학년 학생들에게 성년의 날이라고 꽃을 주면 진짜 좋겠다~"
"성년이 되는 1학년 학생들만 600명이 넘는데, 그거 다 팔면 대박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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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의 날을 1개월 앞두고 이렇게 사업은 급선회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1학년 전교생이 참여하는 세미나 수업이 월요일마다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성년의 날이 5월 셋째 주 월요일이니 수업시간에 대강당에서 총장님이 꽃을 나눠주기만 하면 됐습니다.
당장 사업계획서를 수정했고 이제 총장님만 설득하면 대성공이였습니다.
하지만, 사업 아이디어 내는 것과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우선, 총장님을 만나기 위해서 비서실에 연락을 했지만
팀창업 관련 수업에서 진행하는 거면 사회진출실에 연결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사회진출실에 가보니 이건 총장실에 연락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다시 비서실에 연락을 해봤지만 구체적인 계획서를 아직 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아쉬운대로 부총장님께 연결이 되서 찾아갔더니
내가 왜 꽃을 사서 학생들에게 선물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도 그런 이벤트를 왜 해야하는지 설득을 해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당연히 꽃을 사준 것이라고 생각하던 학생들은 다시 멘붕이 빠졌습니다.
일주일간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알아봤는데 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풀이 죽어서 수업시간에 돌아온 학생들에게
오히려 교수님은 더 황당한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나 같아도 못 사줄 것같은데?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야지~ 그냥 사달라고 하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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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뭘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총장님이 꽃을 안 사준다고 그냥 여기서 포기해야하나?'
'총장님이 아니라면 교수님들을 찾아가서라도 꽃을 사달라고 해볼까?'
'우리가 진행한 행사가 신문에 나온다면, 학교에서도 돈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성공하조 팀원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교수님들도 설득해보고, 총장님도 설득해보고, 홍보실도 설득해보기로 했습니다.
교수님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였습니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이고 꼭 동참하겠다는 분도 있었고,
이런 어이없는 아이디어를 누가 기획했냐며 버럭 화를 내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영업에 대한 스킬도 늘어나면서,
처음에는 막무가내로 들이밀던 학생들도 점차 요령이 생겨서 성공률이 높아졌습니다.
결국은 총장님도 연락이 되어서, 총장님도 교수님들과 함께 참여하기로 했고,
일부러 거절하셨던 부총장님도 이정도 기획이면 같이하겠다며 참여를 약속했습니다.
홍보실과 세미나 담당자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로 했습니다.
이제 선물을 구입하고 교수님들이 주신 메세지로 꽃 600송이를 장식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였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당일 행사를 기획해야만 했습니다.
30분짜리 짧은 행사지만 이것저것 챙겨야할 것이 많았습니다.
선물, 좌석배치, 안내, 동선, 의전, 사진, 마이크 등...
처음해보는 대형행사에 이렇게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는 것은 미쳐 예상을 못했습니다.
수업시간을 통해서 계속해서 피드백을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습니다.
그리고 D-day
꽃을 포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눠주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총장님 혼자 600명이 넘는 학생들을 모두 나눠줄 수 없기에 교수님들께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흔쾌히 행사에 동참해주신 교수님들은 직접 학생들에게 한송이 한송이를 나눠주시며
이제 막 성년이 된 학생들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예상치도 못한 선물에 학생들은 즐거워했고, 교수님들이 꽃을 준다는 사실에 신기해했습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총장님과 교수님들이 직접 성년의 날을 챙겨주셨고, SNS에 인증샷도 바로바로 올렸습니다.
홍보팀에서도 바로바로 사진을 찍어서
학교 SNS는 물론이고 언론사에도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관련 기사들이 릴리즈 된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모금과정이 순탄치 않았기에 처음 기대했던 수준의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사업이라는 것이 기획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구체화되지 못한 사업은 진행될 수 없다는 것과
대면으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설득해나가는 과정을 스스로 체험하면서 배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마 이 내용이 무슨 창업이냐고 물어보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1학기 수업중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이기에 창업을 했다고 이야기할 수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스스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함께 돈을 모으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창업의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1학년인 이들이기에 이러한 경험들이
훗날 사회에 진출해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할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수업을 같이 들은 친구들이나 이전에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 중에서도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고 더 많은 배움을 얻어간 친구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다음에도 꼼꼼히 기록해서 재미있는 사례가 있으면 계속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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