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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청년협동조합컨퍼런스] 청년 전국시대, 뭉쳐야 산다CoopY/CoopY Conference 2016. 8. 20. 23:16
매년 여름, 무더위가 끝나갈 때마다 청년들을 위한 협동조합 한마당을 마련해왔던,
쿠피협동조합의 청년협동조합 컨퍼런스가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청년들이 어떻게 협동조합과 함께할지 모색해왔다면,
올해는 특별히 청년들이 만들고 운영하거나 청년을 위한 협동조합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습니다.
총 24개의 청년 협동조합이 함께한 이 자리에는
후원을 해주신 신협중앙회, 해피브릿지,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구로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등
선배 협동조합들의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청년 협동조합만 모인 단일 규모 행사로는 역대급이였던 것같은데요.
과연 무슨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시죠.
+
우선 청년들이 많이 모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협동조합 관련 행사장에 가면 대부분 나이가 어느 정도 있으신 어르신들의 비중이 높은데,
실제 협동조합을 하는 청년들의 젊은 열기 느껴지는 현장은 좀처럼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냥 저명한 연사들의 강연을 듣거나 선배 협동조합들의 이야기만 들어보는 현장보다는
확실히 구성원의 모습들에 좀 더 다른 에너지가 느껴지는 현장이였습니다.
그리고 참여한 협동조합들이 그냥 관람객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협동조합이 한마디씩이라도 자신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자신들의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네요.
특히, 교복을 입고 등장한 복정고와 흥덕고의 학교협동조합 운영진들은
적극적인 자세와 조리있는 말솜씨로 행사의 분위기를 확실히 밝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진심으로 협동조합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에서 협동조합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회째를 맞이해서 그런지 큰 무리없이 진행도 잘 이루어졌고,
시간도 적절히 잘 조절했습니다. 마지막 그룹토론의 내용도 상당히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비슷하면서도 약간은 다른 시각으로 화두를 던져주었기에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이슈들이였습니다.
일단 이렇게 모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점수를 주는 곳도 있었고,
구체적으로 분과별 위원회를 만들어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논의를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다양하게 모였기 때문에 사업적인 기회를 노리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 협동조합들을 위한 정책 제안이나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서 힘을 모아보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컨퍼런스를 통해서 다함께 모이는 것은 1년에 한 번정도가 되겠지만,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보자는 의견도 제시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주체한 쿠피협동조합에서 적극적으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원을 제안하면서,
청년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위한 하나의 구심점이 생긴 듯해서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되는
한국의 청년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하면서 현실적인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가져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선을 행사의 참관인으로 서서울생활과학고의 팀창업 수업 수강생들도 참여를 했습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해본 적도 없고 사회적 경제에 대한 사전 지식도 별로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친구들이였습니다.
이들이 함께하기에는 너무나 지루하고 어려운 이야기들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청년 협동조합들이 각자의 활동을 소개하는 시간들이였지만 평범한 고등학생 친구들이 듣기에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복정고나 흥덕고같이 학교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친구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협동조합을 잘 모르고 그냥 팀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은 친구들에게는 너무나 심각하고 어려운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협동조합으로 사업을 하려면 이렇게 진지하고 어렵게 사업을 해야하는가?'
사회적 자본, 사회적 경제, 신자유주의 같은 어려운 용어도 중간중간 터져나왔고,
일반적인 생활 용품을 만들거나 파는 행위는 협동조합으로 하면 안될 것같은 인상도 주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의 눈높이로 청년 협동조합을 바라보니 전혀 보지 못하던 부분들이 보이게 된 것입니다.
'협동조합을 일반인들도 좀 더 쉽게 생각하고 친근하게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청년 협동조합들도 이렇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보다 많은 경험과 고민을 가지고 협동조합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 대중과 얼마나 더 거리가 느껴질까?
미쳐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과제를 하나 얻은 느낌입니다.
+
또 하나 생긴 과제는 생각보다 교육이나 멘토링, 컨설팅과 관련된 협동조합이 많다는 점입니다.
협동조합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미래가 불안정한 청년들의 고민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은 청년들이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자본과 인력에 기반해서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호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특정분야에만 몰리고 있다는 점은 협동조합 생태계 구성을 위해서라면 또 다른 고민꺼리가 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필요한 영역은 굉장히 많을 텐데, 비슷비슷한 협동조합들만 존재한다는 것은
협동조합 생태계를 구축해서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생활의 터전을 바꿔보려는 생각과는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유사한 업종이기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경쟁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다양한 협동조합이 존재하지 못함으로써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점입니다.
협동조합을 통해서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칫하면 협동조합은 특정한 영역에서만 가능한 사업으로 고착화될 수 있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아직 청년들이 사회 경험이 적어서, 삶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라고 치부하기에는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화두인 듯합니다.
이러한 질문은 앞의 질문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협동조합을 너무 어렵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접근성도 떨어지고 특정한 영역에 협동조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냥 동네에서 음식점을 하면서, 아니면 물건을 떼다 팔면서도
청년들이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볼 수는 없는 것인가?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결사체의 성격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기여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가 협동조합에게 너무 큰 사회적 가치라는 짐을 짖게 해둔 것은 아닌가?
아직 협동조합이 생태계 조차 구축되지 못한 유치원생 수준이라면,
학교에 입학하지도 않은 협동조합에게 너무 큰 가방을 매도록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가운 만남의 시간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고민해봐야하는 다양한 과제를 가지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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